새해에는 다이어리 하나 장만해야겠다
얼마전 책상서랍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군생활을 할때 썼던 일기장을 발견했다. 무려 3권…
가만히 앉아서 일기장을 읽어보니 아침식사 반찬 투정과 고참 흉보는 내용, 우연히 부대 앞을 지나가는 민간인 여성을 보고 신났다는 내용에서부터 시작해서 군 시스템에 대한 생각, 나의 미래, 인간관계, 정치,사회,연예 문제 등 정말 다양하고도 사소하고도 철학적이고도 뜻깊은 내용들이 많았다.
특히 지금 봐도 눈에 띄는 일기는 계급이 높아짐에 따라 이상하게 변해가는 내 스스로에 대해서, 스탠포드 감옥 실험과 연관시켜 쓴 2007년 10월달의 일기이다.
일기장 맨 앞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사소한… 하지만 잊어서는 안될 일들을 기록하다’
지금보니까 조금 유치한 감이 없지않아있지만 그래서 꽤 멋진 군인아저씨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지난 달 아니 짧게는 저번주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조차 기억이 나질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내가 무엇을 했다는 그 어떠한 증거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뭐 시험기간이니까 대충 도서관에서 공부했겠지만.. 고작 몇일 전에 내가 느끼고 살아숨쉬었던 기억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그냥 웃어넘길만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래저래 지나다니면서 “아~ 이건 집에 가서 블로그에 써야지”라고 느꼈던 적이 많았었는데 실제로 행동으로 옮긴 적이 한번도 없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생각하고 느꼈던 많은 소중한 것들이 내 머리속에서 금방 사라져버린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새해부터는 하루하루 나의 경험을 글로 적기 시작할 것이다.
특별한 무엇이 없었던 날이라고 할지라도 분명 아주 작은 사소한 것 하나에도 무엇인가를 느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에는 다이어리를 하나 장만해야겠다.
물론 누군가 사주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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